갑자기 역마살이 도져 식구들에게 폭탄선언을 했지요
시댁 가서 열심히 일하고 애들 좋아하는 놀이공원서 열심히 놀아 줬으니(전 놀이기구 타는 넘 싫어하는데 애들 땜에 가는것이거든요)
이젠 내가 좋아하는 거 하러 가야겠다구...
내게 이틀간 자유를 달라구요
애들 효도 방학이라 5일까진 학교 안 가구 남편도 쉬니까 알아서 지내고 있으라구..
순천까지 간다하니 넘 멀어 명절때 차도 막히고 제 차도 오래 되서 위험하다구 새 차로 바꾸면 가라고 설득하는거
무작정 괜찮다구 나서긴 했는데 사실 걱정도 되더군요
혼자서 먼 거리를 운전해서 잘 갈수 있을지 차가 막혀서 고생하지나 않을지 차가 고장나면 어떻하나 등등 ...
온갖 생각이 스치는데 무조건 새벽에 길을 나섰습니다
자유로를 달려 동녘 하늘이 어슴프레 밝아오는데 그 하늘부터가 감동이었습니다
석양과 같은둣하면서도 다른 느낌은 붉은 기운이 태어나는 시간이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적청색 하늘에 붉게 물든 하늘 끝을 보는순간 모든 걱정이 일순간에 사라지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행이 고속도로도 안 막히고 순천 가는 길에 익산 미륵사지에 들러 보았습니다
아직 9시가 안된 시간이라 혼자 완전 전세 내서 너른 잔디밭을 활보하고 다녔네요
미륵사지 심볼이었던 미륵사지 서탑을 보수하느라 해체해서 그야말로 상상력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아무런 의미를 부여할수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혼자서 천천히 구석구석을 돌아보고 순천만 갈대밭으로 갔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갈대밭으로 순천만 철새도 유명하더군요
겨울엔 철새 탐조하러 가는것도 좋을것 같아요
갈대 관람 열차 천원이면 승차할수 있어요
생태 관람배도 탈수 있어요 4천원 정도 한것 같아요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 모습 정말 예술입니다 귓가에 스치던 소리를 지금도 잊을수가 없어요
순천만의 명물 짱뚱어!! 짱뚱어탕이 유명하다는데 음식점이 모두 밖으로 이사를 해서 맛볼수가 없었어요
갈대밭에는 식당이 전혀 없답니다 덕분에 계란이랑 고구마라떼로 점심을 때웠다는...ㅠㅠ
한없이 보고 있어도 좋을것 같았지만 봐야 할곳이 많은 까닭에 낙안읍성으로 이동
낙안읍성은 유일하게 현재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마을이예요
성 안에 초가집과 관아 장터가 그대로 살아있어요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와 있는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곳이지요
낙안읍성에서 산을 하나 넘으면 우리나라 삼대사찰중 하나인 송광사가 있어요
여기저기 개축하고 공사하는라 아름다움이 덜하긴 하지만 정말 아름다운 마치 우리의 궁궐을 보는듯한 곳이었어요
송광사에서 내려 오다 저녁을 먹었는데 그곳의 음식점은 전라도 하면 떠오르는 그런 맛있는곳은 아니더군요
순천에서 하루를 보내고 서울로 귀경하는길도 평소 주말 막히는정도여서 걱정했던것 만큼은 아니였어요
가족을 두고 여행을 해도 패키지로 가다 혼자 차를 가지고 자유여행을 해 보니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운전하느라 피곤한것도 여행지의 매력이 더 커서 피곤함도 다 잊을수 있었답니다
다만 밤에 혼자 자는것이 어렵더군요 피곤한데도 잠이 안 와서 고생했거든요
나중에는 주인이 있는 민박집 같은곳을 이용해야 할려나 봐요 그러면 혼자가 아니라 덜 무서울것 같아요
결혼전엔 혼자 불쑥 불쑥 자주 여행을 떠났어도 보는 테마가 다르니 문화제 위주의 답사 여행은 또 다른 느낌인것 같습니다
이제 시작을 했으니 앞으로 종종 떠날것 같은 예감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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