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여행/통영 욕지도

통영 욕지도에서 보낸 여름 휴가

풍매화1 2018. 8. 18. 14:58


욕지도에 가면 낮이고 밤이고 낚시대만 담그면 고기가 올라올거란 희망에 부풀어 나선 올 여름 욕지도 낚시 휴가길

성수기라 비싼 숙박비를 감수하면서 낚시 손맛을  볼수 있을거라 믿으며 욕지도에서 이틀을 온통 낚시하는데만 시간을 보냈는데  결론은 완전 꽝이다  ㅠㅠ 욕지도는 분명 낚시의 메카라고 들었는데 ㅠㅠ

여름낚시는 자고로 하는게 아니라는.. 정신건강에 심히 해롭다는 교훈을 안고 돌아와야 했다




욕지도에 차를 싣고 가기 위해서는 온라인 예약이 가능한 통영 삼덕항에서 출항하는 욕지도행 직항 영동해운을 이용하면

편리하다 왕복 차와 배편을 모두 예약할수 있어 예약한 시간에 맞추어 도착하면 된다

온라인 예약 가능한 차는 각 시간대별로 30대만 가능하니 미리미리 예약해야 한다

통영 삼덕항에서 욕지도까지는 50분이 소요되며 승선인 모두 신분증 필수이다


욕지도 배 예약 영동해운 홈페이지  http://www.knsferry.com/doc.php?idx=21


욕지도에 머물던 이틀간 모두 좌대에서 낚시를 했는데 첫날 갔던 욕지도 선착장 근처의 좌대

욕지도에서 내려 오른쪽으로 가다 보면 여러개의 좌대가 모여 있는곳이 있다

오기 전에 알아봤던 좌대 사장님이 출타를 했다고 해 옆의 다른좌대를 들어 갔다

요금은 1인당 15000원


서해 안면도 좌대처럼 시설이 좋은게 아니어서 좌대내에 화장실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시락을 준비하거나 가스 버너 그릇등 취사 도구를 모두 지참해야 한다


아침 10시쯤 욕지도에 도착하자마자 좌대에 가서 낚시를 시작했지만 생명체가 안 보인다

주위에서 그나마 올리는 고기라곤 작은 바늘에 지렁이 달아 용치 놀래기 몇마리가 전부이다

낮시간동안 내내 아무것도 안 올라 오다가 오후4시 넘어서 물들어올 시간쯤 되니 고등어떼가 들어온다

욕지도는 대부분 고등어 낚시를 하는거 같다

나중에 보니 식당에서도 고등어회를 파는데 한마리 만오천원 그것도 두마리가 기본이다 진작 알았으면 고등어라도 열심히 잡을걸 그랬나 후회가 된다

고등어 낚시는 하기 싫어서 채비도 준비 안 해갔는데 좌대 주인은 따로 그물망을 설치해 그곳으로 열심히 밑밥을 뿌려 그물로 고등어를 끌어올리느라 여념이 없다

좌대 손님들 잡을 고기가 다 좌대 주인장 그물망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걸로 생계유지를 하는걸테니 모라 할수도 없는 노릇이고 처음에 가려고 마음 먹었던 좌대를 보니 그곳 사장님은 열심히 손님들 고등어 잡으라고 밑밥 뿌려주고 있던데..

좀 더 기다리더라도 처음에 가려고 했던 곳으로 갈걸 그랬나 보다



고등어도 못 잡고 옆에서 전갱이 한마리 얻어서 통째로 미끼로 끼워 낚시대를 하나 내려 놓았는데 거기에 대물 장대 한마리가 올라왔다 남해쪽에서는 양태라고 부르는듯..

중요한건 그 괴물 장대녀석 손맛을 못 봤다는거 ㅠㅠ

낚시대 내려놓고 뒷쪽에 가서 고등어 잡는다고 하는사이에 입질이 오는 바람에 낚시대 빠지게 생겼다고 다른 손님이 걍 올려 버리신것이다..ㅠㅠ 긴박한 상황이었다니 모라 할수도 없고 난감하네...

인천 선상낚시에서 여름에 장대 많이 낚아봤지만 6짜는 족히 넘을듯한 괴물 장대는 난생 처음이다



이녀석을 어찌해야하나 처치 곤란이었는데 장대 올려준 좌대 손님이 일식 주방장님이라고 회를 떠주신다고 해서 부탁드렸는데  챙겨 온 아이스팩을 깔고 그 위에 장대 회를 셋팅하니 정말 보기에도 훌륭하게 푸짐한 장대회가 완성되었다

식감이 복어랑 우럭의 중간쯤 된다고 해야하나 여름고기인데 푸석하지 않고 쫄깃하니 식감이 아주 좋았다

혹시나 큰 대물이 물어줄까 하고 내려 놓았던 전갱이 미끼에 올라 온 장대 아니었으면 정말 하루 종일 땡볕에 고생만 하고 울뻔했다 

손맛은 못 봤지만 입맛이라도 봤으니 그나마 위안을 삼아본다




둘째날은 도동쪽 좌대를 갔다

마을 어촌계에서 운영하는 좌대이고 요금은 1인당 15000원

이곳도 취사시설은 되어 있지 않고 화장실만 있다






규모가 작아 두팀 정도면 마감일듯 싶다

관리는 엄청 깨끗하게 잘 되어 있었고 위에 그늘막도 쳐져 있어 그나마 그늘 아래서 시원하게 있을수 있었다

중요한건 물이 어찌나 맑은지 수심이 꽤 나오는데도 바닥이 훤히 보여 고기가 없다는거..

밑밥을 뿌리면 온갖 잔고기들(돔종류의 어린 고기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어 주워 먹는데 아쿠아리움 수족관 물고기 밥주는 시간 같다  ㅠㅠ

미끼를 달아 내리면 바닥에 닿기도 전에 없어지니 종일 낚시대 올렷다 내렸다 정말 고기 밥만 주다가 하루를 보냈다

이곳은 어찌된 일인지 고등어도 안 들어 오더라는...

관리자님 말로는 요며칠간 물이 너무 맑아서 그렇다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인가 보다

도동 좌대에서는 말 그대로 잔고기 구경만 실컷 하고 나왔다  ㅠㅠ





좌대를 나와 욕지도 일주를 하며 언제 다시 올지 모를 욕지도의 모습을 눈에 담아 본다

가을되면 대물녀석들을 만나 볼수 있다던데 현실은 시간을 며칠씩 낼수도 없고 내려오는데  시간도 너무 오래 걸리고

다시 올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밤에는 좀 나오겠지 싶었으나 밤낚시에도 장어는 커녕 고기 구경도 못하고 펜션은 생각보다 너무 높은곳에 있어 한번씩 나왔다 가려면 후덜덜하고 에고 욕지도에서의 기억은 무엇하나 좋은게 없이 끝이나고 말았다


나의 금쪽같은 여름휴가를 이렇게 다 보내고 말다니..

백년만에 처음 겪는 여름더위라는데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것 같고 여름휴가 낚시는 앞으로 자제해야 할듯 하다


여름휴가는 이제 어디로 가야하나...